언론

테러에도 거뜬… 에든버러 달구는 3000여개 공연 출처

신문사명
조선일보
게시일
2016.08.08
조회
20

거리 전체가 거대한 가장무도회장 같았다.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과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이 동시에 개막한 지난 5일(현지 시각), 영국 에든버러 중심가인 로열 마일은 때론 걸어가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공연팀이 분장과 의상을 갖춘 채 관객몰이에 열중했다. 배트맨, 다스베이더, 요다, 피카츄 같은 유명 캐릭터로 분장한 배우와 거리 예술가들이 연신 관광객과 사진을 찍었다. 최근 유럽 각지에서 발생한 테러의 분위기는 그림자도 찾을 수 없었다. 테러도 올림픽도 상관없이 세계에서 에든버러를 찾는 고정 관객들 덕분이었다.

이달 29일까지 열리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유럽을 대표하는 공연 축제로, 세계 정상급 단체가 참가한다. 올해는 오페라(체칠리아 바르톨리 주연 '노르마', 마린스키 오페라의 '라인의 황금' 등), 연극(독일 극단 샤우뷔네 베를린의 '리처드 3세' 등), 무용(나탈리아 오시포바 발레 공연 등) 등의 분야에서 37개 작품이 공연된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1947년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첫 개최 당시 초청받지 못한 팀이 자발적으로 무대 주변에서 공연한 것에서 유래된 축제다. 이제는 연극, 뮤지컬, 인형극, 서커스, 퍼포먼스, 마술쇼 등 좀 더 다채로운 분야의 3000여 개 공연이 열리며 오히려 본 무대를 위협하는 형국이 됐다. 올해 주목받는 작품 중 '브리프스'는 여성처럼 분한 남성 배우들이 서커스 요소를 가미해 펼치는 공연으로, 우아한 대사와 연기로 극적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에디트 피아프의 생애를 그린 모노드라마 음악극 '익스포징 에디트'는 감성적인 분위기와 호소력이 강점이다. 프로 선수들 못지않은 체조 연기를 펼치는 '아트랍 므와', 아카펠라 중창단 공연 '마그넷 오디오시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패러디한 뮤지컬 '왕좌!' 등도 관심을 끈다.

프린지 페스티벌 중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코리안 시즌'도 적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다. 에든버러의 어셈블리 페스티벌과 한국 측 협력사 에이투비즈가 한국 공연 중에서 선발, 한 달 동안 에든버러 한복판의 어셈블리 홀 등 주요 극장 무대에 세우는 것. 어셈블리 페스티벌의 윌리엄 버뎃-코트 예술감독은 "'난타'(1999)와 '점프'(2005)처럼 과거 에든버러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을 보고 한국 공연계의 잠재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선발된 다섯 작품 중 국악그룹 타고의 '타고: 코리안 드럼Ⅱ'는 아이돌 스타 같은 외모의 남성 출연자 일곱 명이 대고(大鼓)와 장구 연주, 사물놀이로 이어지는 강렬하고 숨 가쁜 타악 연주를 선보여 첫 회 공연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에든버러 시민 잭 로저스씨는 "미국·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의 드럼 공연을 봤지만 이 공연이 단연 최고였다"고 했다.

국내에서 '비밥'이란 이름으로 공연된 페르소나 프로덕션의 넌버벌 퍼포먼스 '쉐프'는 올해 프린지의 주요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 전통의 제의와 연희적 요소를 살린 극단 맥의 '비나리', 8명의 마술사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치는 그루잠프로덕션의 마술 쇼 '스냅', 에든버러 공연을 위해 모든 대사를 영어로 바꾼 위즈프로덕션의 가족 뮤지컬 '씽씽욕조와 코끼리 페르난도'도 관심을 끌고 있다.

기사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