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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그리고 '비밥'… "한국 스타일 공연이 최고"

신문사명
머니투데이
게시일
2012.04.02
조회
21

[인터뷰]싱가포르서 '비밥' 공연 성공시킨 최철기 페르소나 대표

"이번 싱가포르 공연은 한국에서 공연하는 버전 그대로 가지고 왔습니다. 한국에 와서 '비밥'을 본 싱가포르 담당자가 딱 두 가지를 요청하더라고요. 내용을 전혀 고치지 말 것과 자신이 한국에서 본 배우들 그대로 와달라는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싱가포르 에스플라네이드 극장에서 넌버벌 퍼포먼스 '비밥'의 첫 공연을 앞두고 최철기(39·사진) 페르소나 대표를 만났다. 이미 '난타' '점프' 등의 해외공연을 성공시키며 '넌버벌 공연계의 산 역사'로 불리는 인물이지만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으로 다소 상기된 모습이었다.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비밥'을 만든 것이냐는 질문에 최 대표는 "넌버벌 형식을 택할 때는 이미 해외관객을 생각하고 만든 것"이라며 "비빔밥을 소재로 골랐을 때도 아시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목표에 맞췄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밥'은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비결은 넌버벌 퍼포먼스에 있어 한국 시장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요소를 가미한 '한국 스타일'을 찾았기 때문이다.

그는 "넌버벌의 큰 흐름에는 서양스타일과 한국스타일이 있는데 '드라마'와 '캐릭터'가 있느냐 없느냐가 기준"이라며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이 두 가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위예술 공연을 하는 '블루맨그룹'이 한국에서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도 기술력은 놀랍지만 드라마가 약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아무리 훌륭한 기술도 20분만 지나면 다 똑같다고 느낀다"며 "한국에서는 간단한 드라마라도 있어야 하고, 다양하고 재밌는 캐릭터도 필수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비밥'은 다양한 요소가 고루 갖춰졌다. 비보잉, 비트박스, 아카펠라 등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재밌고 개성 있는 캐릭터는 극에 활기를 주며 두 요리사의 요리 대결 구도는 간단하지만 짜임새 있다. 덕분에 3일간 모두 4차례 열린 이번 싱가포르 공연에서 티켓은 85% 이상 판매됐다.

최 대표가 공연을 만들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은 간단하다. 바로 '전 세계인들이 좋아할만한 것인지 아닌지'이다. 작품에 대한 그의 생각은 명쾌했다. 그는 "어떤 이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하지만 한국적인 것을 강조하기 위해 작품을 만들진 않는다"며 "캐릭터와 드라마를 보강하면서 보편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연 제작자로서 최 대표의 마지막 꿈은 '태양의 서커스'와 '오페라의 유령'을 접목한 공연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넌버벌 퍼포먼스와 뮤지컬이 만나는 게 종착역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줄거리와 캐릭터에 기술과 연기력을 접목해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사람들은 그에게 '성공하는 작품을 잘 고른다'고 쉽게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성공하도록 만들고 있었다. 비밥도 해외 '쇼닥터'(공연 작품 등을 다듬는 전문가)를 초빙해 수십 번의 수정과정을 거치며 다듬고 또 다듬어 성공에 이르게 했다. 꾸준히 수정·보완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작품을 관리하는 것이 그의 성공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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